만날 수 없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자녀, 그리고 남편을 기다린 아내의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납북자 가족의 아픔을 공감하고,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의미가 담긴 물망초의 꽃말처럼 납북자를 잊지 말아 주시길 소망해 봅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누군가를 그리워해본 적 있나요?
여기, 서로를 만나지 못한 채 흘러버린 70여 년의 그리움을 간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6·25전쟁 납북자입니다.
이 슬픈 이야기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전시실 곳곳에 있는 틈을 직접 찾아내 찬찬히 들여다 봐주세요.
가족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지나치지 말고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역사의 어둠 속에 갇힌 그들을 찾아내 발견해 주세요.
관심을 가지고 찾아봐야지만 보이는 그곳에, 그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켜켜이 쌓인 그리움의 층위 위에 피어난 물망초 정원입니다.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물망초의 꽃말은 납북자들의 간절한 염원과 맞닿아있습니다. 이름도 흔적도 없는 역사의 희생자로 시간의 무게에 눌려 잊히고 있는 납북자들. 이들을 지금껏 존재하게 했던 것은 가족들의
기억이었습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기억하는 것은 슬프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 얼굴을, 그 이름을, 그 사랑을.
이제, 평생 동안 상실의 슬픔을 품고 살아가는 납북자 가족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넬 시간입니다. 여기서 모두 함께 물망초를 꽃 피워 주세요. 시간과 무관심에 우리는 그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나이와 국적, 성별을 막론하고 우리 모두에게는 보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더는 볼 수 없는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납북 사건이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고통과 슬픔의 역사로 함께 공감되기를 바랍니다.